53명의 희생자를 낸 중국 상하이 아파트 화재 발생 당시 실종된 주인을 기다리며 이틀간 화재 현장을 떠나지 않은 ‘충견(忠犬)’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7년 된 래브라도 리트리버 품종의 ‘징징(晶晶)’. 주인 시(奚)씨 부부와 상하이시 자오로 아파트에 살던 징징은 지난 15일 오후 화재가 발생했을 때 시씨와 함께 집안에 있었다. 마침 시씨의 부인 링(凌)씨는 아들 집에 가 있었다. 화재가 나자 시씨는 급하게 빠져나와 아파트 경비에게 화재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집안에 징징이 있다는 생각이 미치면서 다시 집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화염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시씨는 징징이 화재에 숨졌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징징을 포기했다.
이튿날인 16일 새벽 3시30분, 징징은 화재 현장에 나타났다. 온 몸은 물에 젖어 축축했고, 한쪽 귀는 불에 그을린 흔적이 있었다. 징징은 도로 한편에 앉아 불탄 아파트를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이며 코를 들먹이고 있었다.
인근 주민들은 “이 개는 화재 난 빌딩에서 빠져 나온 후 쉬지 않고 주변에서 무엇을 찾았고, 매우 조급한 모습이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징징은 화재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사람들이 먹을 것을 주어도 먹지 않고 물조차 마시지 않았다.
한 네티즌이 화재 현장을 지키는 징징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주인을 기다리는 개’(守望犬)의 이야기는 네티즌의 마음을 잡았다. 애완견 커뮤니티사이트인 ‘총우즈자’(寵物之家) 토론방에서는 징징을 위해 주인 찾기 운동을 벌였다. 한 네티즌은 “이렇게 인정 있고 의리 있는 개는 처음 본다”며 주인이 살아있기를 기원했다.
시씨 부부가 징징이 살아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화재 발생 이틀이 지나서였다. 시씨의 부인 링씨는 17일 오후 화재 현장을 찾아 징징과 재회했다. 네티즌들은 재회 장면을 인터넷에 올리며 이들의 상봉을 축하했다. 한 네티즌은 “축복을 드린다. 그들의 상봉 모습은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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